"사람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스피노자는 그의 책 '에티카(Ethica, 윤리학)'에서 (사람이 아니라) '신'에 대한 분석과 논리적인 재정의를 시도한다.
신을 위해 인간이 인간을 죽였던 비극적인 종교전쟁(30년 전쟁) 직후에 살았던 스피노자에게 있어서 신은 저 멀리 구름 위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행동에 구체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정적 존재일 수 밖에 없었다.
(영향을 끼치는 방법으로 신이 인간에게 직접 계시를 내리는지 아니면 인간이 신을 핑계로 욕망을 추구하는 것인지는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결국, 인간이 역사를 통해 쌓아온 이성과 논리, 상식, 합리성 그리고 연민을 간단히 무력화시킬 수있는 '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인간의 삶에 대해 의미있게 분석하고 논의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 21세기가 되었으나 스피노자의 문제의식은 아직 유효해 보인다.
17세기 스피노자를 파문했던 그 신은 '신성불가침'이라는 본질은 유지한채, 다양한 모습의 가면을 쓰고 종교의 범주 밖에 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권력, 생존, 명예, 자아도취, 개인숭배, 시장... 또 어떤 가면이 있으려나? 그리고 그 신으로 인해 사람이 희생되는 일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현대에 들어 새로 탄생된 또 한 종류의 사람인 '법인'과 '법인에 속한 개인'도 물론 이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도 스피노자는 말한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고싶은가?"
"그렇다면, 네 고민의 출발점은 너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신'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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