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사회와 그 적들2 '자연의 순리'라는 이름의 불합리 "인생은 자연처럼 순리대로 살아야한다"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는 제도 또는 규범의 정당성을 '자연 법칙'에서 출발시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이런 방식의 사고 체계를 '생물학적 자연주의'라고 이름 붙이고, 자신의 판단과 행동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지적인 '무책임함'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즉, 자연법칙과 규범법칙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도 존재하지 않음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과 판단의 근거를 '자연'에서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이라는 것이 너무나 다양하고 변화 무쌍하기 때문에, 자연으로부터 논리를 풀어간다면, '평등'에 대한 옹호에서 '불평등'의 정당화까지 못할 주장이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논리 근거로서의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자의적 주장의 외.. 2024. 11. 19. 유토피아적 비젼의 위험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미래에 대한 선명한 비젼을 제시하고 카리스마있게 밀어부치는 리더에 대해서 멋지다고 감탄하고 본받고 싶어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런데, 사회 생활의 시간이 묵은 때처럼 또는 나이테처럼 쌓여가면서, '미래의 목표지점'을 확고히 정하고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행위의 위험성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미래에 대한 어떤 비젼을 가지고 있는가 보다는 오늘 바로 지금 무엇을 배우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생각이 나의 뇌 한켠에 고이고 있다. 칼 포퍼는 방법론적으로 가장 건전한 접근법을 가진 정치가는 그의 마음 속에 사회의 '미래 청사진'을 가질 수도 있고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즉, 목표의 화려함과 청사진의 구체성이 결코 가치를 만들어 내는 핵심요소가.. 2024. 10.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