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자연처럼 순리대로 살아야한다"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는 제도 또는 규범의 정당성을 '자연 법칙'에서 출발시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이런 방식의 사고 체계를 '생물학적 자연주의'라고 이름 붙이고, 자신의 판단과 행동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지적인 '무책임함'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즉, 자연법칙과 규범법칙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도 존재하지 않음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과 판단의 근거를 '자연'에서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이라는 것이 너무나 다양하고 변화 무쌍하기 때문에, 자연으로부터 논리를 풀어간다면, '평등'에 대한 옹호에서 '불평등'의 정당화까지 못할 주장이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논리 근거로서의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자의적 주장의 외피로서만 기여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윤리적 결단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으며, 그 외 누구에게도, 신이나 자연, 사회, 역사에게도 전가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를 두려워하는 데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우리가 어떤 권위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는 우리인 것이다. 이 간단한 점을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기만할 뿐이다.”
모든 윤리적 결단의 책임은 사람에게 있으니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묻고 대답하고 고민해야 한다.
하늘의 별에게 물어보면 곤란하다. 별은 아무 말이 없지만, 별의 말을 들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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