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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2

글이 사라진 기업 말랑말랑, 물렁물렁, 몰랑몰랑, 말캉말캉, 물컹물컹..탄성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어떤 물체에 대해서 묘사하는 한국어 표현은 이렇게나 많다.이와 유사한 표현의 영어 형용사와 부사를 몇개나 머리 속에 떠올릴 수 있을까?역사학자 장지연은 책 ’한문이 말하지 못한 한국사‘에서 한국어의 의성어와 의태어가 유독 더 다양하게 발달한 이유를 한글에서 찾는다.즉, 한글이 신분계층을 관통하며 조선사람들 전반에 확산되면서 조선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느낌을 글로 옮길 수 있었고, 그렇게 글로 기록된 느낌이 공감을 얻고 확산되면서 의성어와 의태어가 오래 지속되는 생명력을 얻었다는 주장이다.실제로 한자에 익숙했던 정조도 심환지에게 보낸 한문 편지 속에 ‘뒤쥭박쥭’이라는 한글 표현을 삽입한다. 정조가 뒤죽박죽에 해당하.. 2024. 10. 18.
김석 외 '라캉과 지젝-정치적 신학적 문화적 독법' 책 '라캉과 지젝-정치적 신학적 문화적 독법'의 논리에 따르면, 근대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신'은 믿어야 하는 존재로, '인간'은 신의 축복과 저주에 의해 삶의 행복이 결정되는 존재로 큰 고민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신'에 대한 확신의 토대가 무너지게 되면서 소위 '믿음'이라는 장치 없이는 신이라는 '개념' 또는 '종교'라는 제도가 지탱되기 어려워지게 되었다.이제 '존재'가 믿어지지 않기 때문에 존재를 믿어야 한다는 역설이 시작되기 시작한다. 종교에 대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신의 존재'에 대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대해 과학을 통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종교는 '믿음'이라는 우회로를 만들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공적인 분석과 논의가 .. 2024.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