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2 현실을 직시하는 힘, 잘못을 떠넘기지 않아도 되는 자존감 히틀러의 소련 침공이 임박했다는 첩보가 스탈린에게 수없이 전달된다. 스탈린은 '그럴리 없다'면서 모두 무시한다. 1941년 6월 22일 히틀러는 공격을 개시하고, 스탈린은 독일 장군들의 자의적인 도발으로 간주하면서 응전을 삼가하도록 지시한다. 독일대사 슐렌부르크로부터 선전포고를 전달 받고서야 스탈린은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인다. 주코프는 회고록에서 이렇게 기록한다."독일의 선전포고를 들은 스탈린은 말없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생각에 잠겼다. 길고 고통스러운 침묵이 이어졌다" 스탈린은 결국 침공한 적에 대한 살상명령을 내리지만 당황스럽게도 군대에 전달되는 명령서에는 서명하지 않는다. 명령서는 군통수권자인 스탈린이 아니라 티모셴코, 말렌코프, 주코프의 서명이 달려있었다. 사실, 스탈린에게 있어서 가장 .. 2024. 10. 30. 말할 필요가 없는 것 레닌은 공산주의가 인간이 겪고 있는 온갖 비극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볼셰비키 혁명으로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렸다. 이때 볼셰비키의 현수막에 적혀있던 구호들은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요점은 적과 싸우는 것' → 싸우자!'어떻게 될지는 가 봐야 안다' → 가보자!'더 나빠질 것은 없다' → 일어나라!사람들은 레닌에게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지 않고, 가슴 뛰는 구호에 동참했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속으로 함께 빠져들어갔다. 혁명은 그 자체로 지향점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수단이자 과정이었을 따름이나,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은채 신화화되고 결국은 절대화된 혁명은 설명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에 대해 '반혁명'의 누명을 씌우고 그 자체로 괴물이 되었다. 비트켄슈타인은 논리철학논고를 통해, 말할 수.. 2024. 10.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