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로서의 말1 저주로서의 '질문' 행위 명료하지 않고 이해불가능한 말을 반복하면서 상대를 파멸로 유도하는 언어 행위를 '저주'라고 정의해보자. 어릴 때 읽은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얘기인 것 같으나 우치다 다츠루는 책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에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집요하게 가하거나 당하는 방식으로의 '저주'는 여전히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분명히 어서 말해!" → 말할 수 없으니 말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물으며 다그치는 사람은 주로 강자이고 말 못한 사람은 약자이니 이런 질문을 받아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은 지속되기 마련이다. "너 나를 깔보는거냐?" → 역시, 강자만 약자에게 하는 질문이다. 깔보지 않는다고 대답해도, 깔보고 있다고 대답해도 약자는 더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된다. ".. 2024. 12.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