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단상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가?
pied_piper33
2024. 12. 14. 12:17
회사 조직이 회사-본부-팀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간주해보자.
팀장은 팀을 잘 운영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그걸 잘하는 사람을 팀장으로 세우면 되는데, 문제는 '잘'에 대한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데에 있다.
팀은 영구불변한 존재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본부의 목적에 따라 새로 만들어지거나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팀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본부의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팀장은 팀의 운영을 통해 본부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본부장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에 기여하지 못하는 본부의 성과는 본부장 개인은 자랑할 수 있을지 몰라도 CEO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고맙지는 않다.
팀장으로 승진시키거나 유지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본부'에 기여했느냐에 의해서, 그리고 본부장으로 승진시키거나 유지할 사람에 대한 판단 기준 역시도 '회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느냐에 의해서 판단하는게 합리적이다.
자신이 맡은 팀의 목표를 달성했으나, 끊임없이 동료 팀장들과 불화하면서 말썽을 일으킨 팀장은 퇴출시키는게 본부 차원의 최적화 관점에서 옳은 선택이다.
본부장에게는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회사의 성과와 본부의 성과 사이에서 회사 쪽이 더 유리한 의사결정을 하고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려고 노력한 본부장을 유지한다. 대의를 추구하는 본부장이 자기가 맡은 조직의 내부 살림살이를 소홀히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회사 차원보다는 본부 KPI에만 몰두하는 본부장이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느라 장기적인 경쟁력을 망가뜨리기 쉽다.
본부장 또는 팀장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후보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제가 당신에게 팀을 맡기면 그 팀을 운영하여 본부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요?"
"제가 당신에게 본부를 맡기면 그 본부를 가지고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요?"
내가 아직 '회장'이 되어보지 못한지라 어떤 사람을 사장으로 뽑을지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으나, 같은 맥락에서 이렇게 물어볼 수 있을 듯 하다.
"제가 당신에게 회사를 맡기면 그 회사를 통해 산업을 어떻게 바꿀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