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의 즐거움

논리와 행복 - 카우식 바수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

pied_piper33 2024. 10. 31. 11:44
어느날 버틀란트 러셀이 제자인 비트겐슈타인에게 물었다.
"자네가 지금 천착하고 있는 것이 윤리인가 논리인가? 논리라면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윤리는 그렇지 못하네"
 
비트겐슈타인이 답한다.
"선생님, 윤리와 논리는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책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의 저자인 코넬대 교수 카우식 바수는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 '논리적인 사고'가 왜 중요한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강도가 찌르는 칼과 의사가 수술을 위해 피부를 가르는 메스는 날카로운 물질로 피부를 찢고 출혈을 일으키고 고통을 촉발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하지만, 우리는 굳이 수술 메스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는다. 아프기는 해도 논리적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고통이 분노로 확대될 이유가 없다.
 
저자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개인이 어처구니 없는 의사결정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귀스타브 르봉이 '군중심리'에서 다룰 수 없었던 '개인'의 비합리적 행동에 대한 카우식 바수의 분석도 꽤 공감할만하다.
 
이 책은 논리적 사고에 대한 책이고, 논리적 사고를 설명하는 수단으로 '게임 이론'을 활용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나 혼자 논리적이라고 해결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다. 우리는 쉬지않고 타인과 상호작용하므로, 상호작용이라는 컨텍스트를 고려하지 않은 '논리적 사고'는 현실 공간에서 무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게임이론'이라는 틀을 저자가 선택한 것도 자연스럽다.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의 대화에서 윤리와 논리가 서로 다르지 않았던 것처럼, 행복과 논리도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행복으로 다가가는 '논리'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설명하는 극단적 'T'의 사고 방식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어보는 것도 논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리적 사고와 게임이론을 다룬 이 책의 제목으로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라고 붙인 출판사의 어프로치에 대해서는 논리적인 이해가 불가능하다.